조선의 ‘반려동물’ 문화 🐾 -궁궐에서 사랑받던 동물들과 백성들의 애완동물 이야기
안녕하세요, 자유로운 영혼입니다.🌿
오늘은 조금 특별한 시선으로 조선시대를 들여다보려 해요.
바로 **조선 사람들과 ‘동물의 동행’**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지금처럼 반려동물이 가족처럼 여겨지는 시대는 아니었지만, 옛사람들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동물들과 교감하며 살아갔습니다. 왕과 양반, 중인, 서민을 막론하고 삶 곳곳에 동물이 있었고, 그들 역시 인간 곁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켰습니다. 함께 웃고, 함께 울고, 때로는 생을 같이했던 조선의 반려동물들. 오늘 그 이야기를 풀어보려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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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궁궐의 개, 왕과 신하의 충직한 벗
조선 궁궐에서는 개가 자주 등장합니다. 특히 개는 충성과 의리를 상징하는 동물로, 왕실에서도 개를 귀히 여기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조선 중기, 선조대왕은 개를 무척 아꼈다고 전해집니다. 《선조수정실록》에는 한 마리의 충직한 개가 등장합니다. 한 궁인이 궁 밖으로 도망치자, 그 개가 이를 따라가 끝까지 짖으며 알려 궁인의 탈출을 막았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선조는 크게 기뻐하며 개에게 특별한 먹이를 하사하고 상으로 보살폈다고 해요.
심지어 왕은 죽은 개를 위해 제사를 지내기도 했습니다. 《승정원일기》에는 고종이 키우던 개가 죽자 “매우 슬퍼하며 기일을 정해 제를 지냈다”는 기록도 남아 있어요. 오늘날 반려동물의 죽음을 슬퍼하는 우리의 모습과 다르지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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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궁중을 누비던 고양이, 귀여움 그 이상의 존재
고양이도 조선의 궁궐에서 빠질 수 없는 존재였어요. 요즘처럼 인터넷에서 ‘냥이’들의 영상이 넘쳐나는 세상은 아니었지만, 고양이의 매력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이 강렬했답니다.
궁궐에서는 주로 쥐를 잡기 위해 고양이를 키웠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는 아니었어요. 조선 후기 기록을 보면, 궁녀들이 고양이를 안고 놀거나 이름을 붙여주며 귀여워했다는 내용도 나옵니다. 《한중록》에도 순원왕후가 고양이를 무척 사랑했다는 구절이 있어요.
또한 고양이를 ‘삼묘’라 하여 부르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는 장수를 상징하는 존재로 존중했다는 해석이 있습니다. 일부 양반가에서는 고양이를 신령스럽게 여겨, 고양이가 먼저 들어온 집은 복이 들어온다는 속설도 전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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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을 나는 반려동물, 매
조선시대에 **매는 사냥을 위한 ‘귀족의 반려’**로 여겨졌습니다. 단순한 동물이 아닌, 지위와 품격의 상징이기도 했어요. 특히 조선의 왕과 양반들은 매를 길들이고 훈련시켜 **응사(鷹師)**와 함께 사냥을 즐겼습니다.
세종대왕은 직접 매를 아끼고, 매사냥을 정책적으로 장려한 왕 중 하나였어요. 《세종실록》에는 매를 사냥에 사용하기 위해 특별히 관리하는 **응방(鷹房)**을 설치한 기록이 나옵니다. 이곳에서는 매를 길들이고 치료하는 일을 담당했죠.
한편 매는 외국에 보내는 귀한 외교 선물이기도 했습니다. 조선은 중국과 일본에 매를 조공품으로 보내며 우호 관계를 다졌어요. 단순한 사냥 동물이 아니라, 조선 외교의 한 축이기도 했던 매. 그만큼 귀하게 여겨졌고, 병들면 치료를 위한 약재까지 제공될 정도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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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북이, 학, 원앙… 궁궐 연못의 ‘느린 친구들’
궁궐 안 연못에는 아름다운 비단잉어와 더불어 거북이와 원앙이 함께 살았습니다.
특히 거북이는 장수를 상징하며, 풍수적으로도 좋은 기운을 부르는 동물로 여겨졌어요.
창덕궁 후원의 연못인 ‘부용지’에는 실제로 거북이가 살았다는 기록도 있으며, 이를 돌보는 전담 관원도 있었습니다. 학이나 원앙도 자주 등장했는데, 이들은 조선 왕실이 자연과의 조화를 중시했음을 보여주는 존재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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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간의 반려동물들 – 현실과 애정의 교차점
백성들, 즉 서민들도 다양한 동물들과 함께 살았습니다. 물론 반려동물이라는 개념보다는 생활의 일부분으로 키운 경우가 많지만, 그 안에도 따뜻한 감정이 담겨 있었어요.
예를 들어, 닭과 오리는 식용 목적이 컸지만, 아이들은 이 동물들과 놀며 친밀한 정을 쌓았고, 죽었을 때 슬퍼하기도 했습니다. 또 일부 가정에서는 다람쥐나 청설모, 꿩 같은 작은 동물을 장식용 혹은 애완용으로 키운 경우도 있어요.
흥미로운 예로, 조선 후기 문인 이덕무는 《청장관전서》에서 자기가 아끼던 개와 고양이에 대해 아주 세심하게 묘사하며, 죽었을 때 무덤까지 만들어주었다고 썼습니다. 이는 단순한 소유 이상의 감정적 유대 관계였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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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물의 이름과 애칭 – 반려의 증거
조선시대 기록들을 보면 동물들에게 이름을 붙이는 풍습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왕이 아끼던 개의 이름이 ‘복쇠’였고, 고양이에게는 ‘금이’, ‘호야’ 같은 이름이 붙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가축이 아닌, 개별적인 존재로 존중받았다는 증거라 할 수 있어요.
심지어 어떤 양반가에서는 고양이 생일을 챙기고, 개가 아프면 한약까지 지어 먹였다는 이야기까지 전해지니, 요즘 반려인들의 마음과 크게 다르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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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의 동물, 단순한 ‘짐승’이 아니었어요
조선시대라고 하면 왠지 동물은 도구처럼 여겨졌을 것 같지만, 생각보다 많은 기록 속에서 사람과 동물이 깊은 교감을 나누는 장면이 나타납니다.
궁궐에서는 개와 고양이가 왕과 궁녀의 마음을 달랬고, 매는 왕권을 상징하는 파트너였으며, 서민들도 다람쥐나 닭과 함께 웃고 울었습니다. 인간과 동물이 함께한 이 이야기들은 지금의 ‘반려동물’이라는 단어가 탄생하기 오래전부터 사랑과 유대가 존재했음을 보여줘요.
이제 반려동물은 ‘가족’이라는 단어로 불리기도 하죠.
사람의 곁에서 언제나 조용히 함께해주는 동물들.
어쩌면 수백 년 전 조선의 사람들도 지금의 우리처럼 그 존재의 소중함을 알고 있었던 건 아닐까요?